주식투자 후기, 나는 왜 스타벅스에 투자했을까
투자에 대해 알기 전에도 전 스타벅스를 좋아했습니다. 군대를 전역하고 처음으로 케이크에 아메리카노를 마셔본 경험은 문화 충격이었죠. 조선시대 사람이 처음으로 '가배'를 접한 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애플에도 심취하지 않은 저의 둔감한 유행감각이 스타벅스에 매료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듬해 미국 여행을 갔을 때는 더더욱 심취했습니다. 미국 특유의 개방적이고 여유로운 풍경에 나 자신이 자연스럽게 동화되어 가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렇게 제가 충성을 다한 브랜드에 왜 투자를 했는지, 투자의 근거는 무엇인지에 대해 공유하겠습니다.
1. 투자 상황 복기
1-1. 세계경제 상황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세계경제는 인플레이션의 늪에 빠지게 됩니다. 동시에 22년 시작부터 시작된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습니다. 고물가에 고금리, 당연히 경제 전체가 활력을 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1-2. 스타벅스 상황
당연하게도 스타벅스의 상황도 녹록지 않았습니다. 당시 스타벅스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요즘 인상이 불가피했습니다. 올라버린 재료비와 인건비, 내수경기의 위축은 당연하게도 실적부진으로 이어졌습니다. 가이던스의 예상치를 하회하는 결과가 예상대로 나온 격입니다.
스타벅스의 위기는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CEO였던 케빈 존슨은 노조와 원만한 합의를 이끌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케빈 존슨은 실적발표 자리에서 커피값을 올리겠다고 공공연히 말했습니다. 이런 발언은 스타벅스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돈을 더 받아도 충분한 가치가 있으며 충성심 높은 고객들이 이를 이해해 주리라는 믿음이었을 겁니다.
2. 투자를 결정한 이유
2-1. CEO는 바뀌면 그만
정말로 저는 소제목처럼 생각했습니다. 케빈 존슨의 태도는 스타벅스를 좋아하던 저이기에 더 냉정히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케빈 존슨의 태도는 충성심 높은 고객들이 변하지 않으리라는 믿음보다는 회사의 마진을 유지하고자 뱉어내는 호소처럼 여겨졌습니다. 당연히 호구당하고 싶지 않은 고객들이 스타벅스를 이용할 이유는 없었죠.
미국인들은 여전히 커피를 마시고 있고, 스타벅스를 좋아합니다. 고객들의 실망은 물질주의적 CEO의 태도와 비싸게 느껴지는 커피값이었으니, 이를 상쇄할 경영진만 있다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판단됐습니다. 문제가 해결된다면 주가도 자연히 오를 것이리라, 저는 예상했습니다.
2-2. 경제는 언젠가 회복한다.
금리를 인상했고 그로 인한 투자심리가 꺾였다면 최고의 투자 타이밍입니다. 입 바른 발이지만 명확한 사실이었습니다. 모두가 달려드는 시기에 자산은 비쌀 수밖에 없고 반대의 경우는 자산가격이 바닥을 칠 수밖에 없습니다. 스타벅스를 포함한 자산시장 전반은 그러했습니다.
현재 좋지 않은 경제상황은 언젠가 다시 회복하리라. 누가 못할 말이었을까요.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은 그 시기에 다른 투자처를 찾거나 통장에 돈을 보관하는 길을 택합니다. 하지만 워런 버핏의 말처럼 주식시장은 인내하는 자에게 수익을 가져다주는 구조였습니다. 영원한 하락장은 없는 법이니까요.
2-3. 스타벅스의 대체제를 모른다.
당시에 저는 스타벅스를 대체할 브랜드를 알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 미국 내 스타벅스를 무너뜨릴 커피 브랜드는 많지 않았습니다. 다양한 맛의 음료를 꽤 괜찮은 곳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스타벅스만의 브랜드십은 하나의 문화에 가깝게 미국 내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대체할 브랜드는 아직 없는 상태죠.
그렇다면 이야기는 간단해집니다. 스타벅스가 미국 국민에게 사랑받는 조건을 되찾는다면 충성심 높은 고객들은 돌아올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견고한 브랜드쉽이라니, 얼마나 투자하기 좋고 매력적인 조건일까요.
3. 투자 결과, 그리고 후기
3-1. 성공적인 투자
저는 2배, 3배 주가가 오르는 일은 바라지 않습니다. 그저 은행 이자율보다 괜찮다고 인식되면 성공적인 투자라고 여기죠.
그런 점에서 약 1년 3개월을 가지고 있던 스타벅스는 21%가 조금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소소한 배당금을 제외하고도 썩 좋은 투자를 했다고 자부합니다.
3-2. 후기
스타벅스 투자를 성공하고 비슷한 경험을 몇 차례 하며 주식투자에 있어서 배운 점이 많았습니다.
-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투자 공부는 즐겁다.
- 해결될 수 있는 악재는 악재가 아니다.(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된다면 더더욱, 독점적 자산이라면 더더 더욱)
- 투자는 싸게 사고 기다려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투자 공부는 확실히 즐겁습니다.
저는 지금도 투자를 처음 접하는 친구들에게, 혹은 다른 분야에 접근하려는 친구들에게 같은 조언을 해주고 있습니다.
해결될 수 있는 악재는 언젠가 해결될 수 있으니, 악재가 아닌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 기업이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그동안 경쟁사에게 밀려날 위험은 없는지를 분석하면 장기적 안목에서 투자를 가늠할 척도가 됩니다.
투자의 실패는 버티지 않고 처분하면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 나은 투자가 있지 않다면 해서는 안 되는 모험입니다.
저는 저의 조바심이 투자를 망치지 않도록 항상 각별히 주의를 하며 투자 결정을 하고 있습니다. 고민으로 인해 설사 타이밍을 놓치더라도 상심할 이유가 없습니다. 기회는 여전히 무궁무진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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