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시대' 리뷰|알랭 드 보통
1. 책에 대한 간단한 소개
'뉴스의 시대'는 우리가 알고 있으면서도 크게 의식하지 않는 '뉴스'라는 매체의 파괴력과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하며 어떻게 해야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지를 고찰하는 논픽션입니다.
2014년 발간된 이 책에서는 정치, 해외, 경제, 셀러브리티 등 각종 뉴스에 대해 어떤 자세를 갖춰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일종의 지침서로, 텍스트와 영상으로 점철된 정보의 파도에 유연히 대처할 수 있는 알랭 드 보통의 지식을 전해받을 수 있습니다.
2. 개인적인 감상
스포일러 주의!
뉴스는 현대의 종교다.
요즘 유행하는 말 중 하나가 '도파민 중독'입니다. 자극적인 매체를 끊지 못하고 계속해서 찾게되는 다소 자학적인 단어로 느껴지는데요. 실상 영상 매체가 대중적으로 보급되면서부터 작가는 뉴스가 원조 도파민 공급원이었다는 식으로 논제를 풀어갑니다.
좀 더 책의 내용에 충실하게 말하자면 작가는 뉴스야말로 새로운 종교와 같다고 말했습니다. 새로운 종교라는 비유는 많은 분들이 결코 비약이 아니라고 고개를 끄덕일 거 같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예배와 같이 뉴스를 맞이하고, 뉴스가 전달하는 정보와 내용은 일종의 복음처럼 저항 없이 우리에게 흡수되니까요.
이 과정에서 우리는 뉴스가 전달하는 도파민에 여과없이 노출됩니다. 머리가 붙어서 태어난 쌍둥이, 열 명이 넘는 여자를 만나고 다닌 정치인, 폭격으로 죽어간 수 만 명의 난민. 실상 유튜브와 그 본질이 다르지 않다고 저는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뉴스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작가 왈, 새로운 것은 중요한 것이라고 우리 인간은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생존을 위해 끝없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한 결과물이죠. 즉, 생물학적으로 우리는 밀려드는 정보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작가의 결론입니다. 뉴스를 본다면 뉴스의 충실한 신도가 되어 주체성을 잃어버리고, 보지 않는다면 세상물정을 읽지 못해 불안해집니다. 어쩌라는 걸까요.
작가가 열거한 요건은 올더스 헉슬리가 '멋진 신세계'에서 펼친 디스토피아적 세계와 맞닿아 있습니다. 욕구와 자극에 우리는 취해 있고 이것의 심각성을 자각하지 못해 점차 주체적 인격체에서 멀어지는 겁니다. 마치 누군가가 단기간에 대박 투자를 했다고 하면 팔랑거리는 제 귀와 비슷합니다.
다행히 작가는 해법을 제시합니다. 무려 두 가지 입니다. 하나는 맞춤 뉴스를 읽을 것. 다른 하나는 원근감을 가지는 것. 맞춤 뉴스란 결국 정보의 중요도에 따라 뉴스를 선별하고 불필요한 정보는 배제하는 방법입니다. 원근감을 가지는 것이란 자극적이거나 불안을 선동하는 뉴스에 대해 한발 물러서 침착함을 유지하라는 뜻이죠.
아 이번에 투자해서 그만큼 벌었다고? 잘했네.
우리는 앞으로 인생의 기회를 믿으며 뒤늦은 재테크, 뒤늦은 학업, 뒤늦은 도전에 뛰어듭니다. 그리고 현생의 고난과 함께 요구되는 꾸준함에 지치기 십상이죠. 그러다가도 누군가가 단 며칠 만에 떼돈을 벌었다고 하면 불나방이 되어 불난 집에 기웃거리게 됩니다. 정말 '줏대'없이 말입니다.
투자를 하는 사람으로 저는 작가의 해법이 투자생활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배 아파하지 않는 자세'의 근간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뉴스의 자극에서부터 한 걸음 물러서서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누군가가 당장은 나보다 많이 벌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그 사람에게서 본받을 점을 찾으면 됩니다. 그 사람을 무작정 따라하기 보다는요.
중요한 건 '나'
결국 작가가 서술하는 바, 그리고 제가 생각해서 도달하게 된 바에서 중요한 것은 '나'입니다. 정치인이 부도덕하다거나, 독재자가 학살을 했다거나, 유명 영화배우가 문란했더라도 뉴스들에게서 내가 볻받거나 피해야 할 인간군상을 가져오면 됩니다. 이성적으로 정보를 도출해 내어 나에게 유용하게 가공하면 되죠.
중심은 '나'에 있고 어디까지나 뉴스는 '나'의 발전을 위한 매개로 이용하면 그만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3. 누구에게 추천하는가
- 체계적인 논리와 사고하기를 좋아하는 사람
- 작가의 의견에 따라 자기 주관을 강화하고 싶은 사람
- 뉴스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궁금한 사람
책에서 재미를 찾는 분들에게는 비추천합니다. 뉴스의 시대는 결코 재미로 읽을만한 책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논거들로 인과과정을 거치며 지적인 쾌감을 주는 책도 아닙니다. 이는 일종의 지침서이며 작가의 사고를 받아들여 나에게 어떻게 접목하는지가 중요한 책입니다.
반대로 뉴스라는 매체에 대한 새로운 논점을 공부하거나 대응하는 자세를 배워보고 싶은 분에게는 추천드립니다. 뉴스의 시대는 단언하건데 공부하기 위해 읽는 책입니다. 스스로를 정보와 자극에서부터 어떻게 방어할지에 대한 지침서이니 일종의 학습참고서처럼 받아드려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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