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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의 시각으로 부동산 자산을 바라보기

레비트리 2025. 1. 30.
주택가격이 00% 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우리는 이런 말을 들으면 사회에 큰 문제가 있다고 느낍니다. 객관적인 단서나 인과과정 없이 서민이 살기 어려워지는 지표 정도로 느껴지죠. 

 

동시에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으로 모든 물가가 오르는데 부동산만 오르지 않는 게 말이 되냐고도 합니다. 정말 부동산이 인플레이션을 그대로 겪는 건 말이 되지 않을까요? 부동산 가격은 거품일까요? 제 생각을 적어보겠습니다.


 

1. 인플레이션과 부동산

1-1. 우린 왜 부동산 가격을 증오할까

"집은 사는게(BUY)가 아니라 사는 것(LIVE)입니다."라는 문구를 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집을 투자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탈피하고 가장 기본적인 삶의 가치를 직시하자는 문구죠. 물론 경제공부를 하는 입장에서 이런 이상적인 문구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사람을 설레게 만드는 문구이기도 하죠. 이런 문구에 설레는 마음이 우리가 부동산 가격을 증오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누구든 보편적으로 행복하게 살고, 또 사람다움을 누려야 마땅하다고 알고 있으니까요. 공자가 말했듯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측은지심'이라는 거겠죠.

 

보태어 사람의 어두운 면이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불로소득을 취한 기득권에 대한 질투, 개인의 도덕관념에 위배되는 현상에 분노, 부자를 향한 자격지심, 자기 비관, 깊은 사유 없이 자리 잡은 체념 등 어쩔 수 없이 가지게 되는 어두운 측면이 우리로 하여금 부동산 가격에 대한 증오를 품게 만든다 생각됩니다.

 

1-2. 자본주의는 간다

문제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견고하다는 점입니다. 달러시스템 아래 전 세계의 복잡한 경제시스템이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화폐가치는 떨어지니 실물자산의 가치는 반대로 올라가기 마련이죠.

 

결국 부동산 가격은 인플레이션의 파도를 타고 계속 상승할 수밖에 없습니다. 혹자의 말처럼 인구가 줄어도 가치가 있는 주거지는 원하는 사람이 있는 한 그 가치를 계속 상승시킬 겁니다. 서울 강남이 가치를 잃는다는 뜻은 나라가 망한 것과 다르지 않을 겁니다.

 

부동산을 증오하는 누군가에게는 슬픈 이야기지만 지금까지 역사는 그것을 증명해 왔습니다. 식량, 소비재, 필수품, 의약품 심지어 사람에 이르기까지 모든 재화는 인플레이션으로 증가해 왔습니다. 부동산은 건축자재와 땅, 사람이 합쳐진 총체입니다. 부동산 가격만 오르지 않아야 한다, 는 것은 억지에 가까운 주장이라 생각합니다.

 


 

2. 다른 자산과 비교하기

2-1. 화폐와 비교하기

인플레이션을 따라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럼 화폐와 비교하면 가장 비교가 쉽겠죠. 화폐의 가치는 근원 인플레이션을 기준으로 비교하겠습니다. 근원 인플레이션 관련 자료는 통계청 자료를 활용했습니다.

1986년부터-2024년까지-근원인플레이션에-따른-물가상승률
1986년부터-2024년까지-근원인플레이션에-따른-물가상승률

 

보시는 바와 같이 86년 물가를 1로 계산하면 근원 인플레이션에 따라 24년 물가는 3.46입니다. 식료품이나 석유 관련 물가를 제외한 물가상승이 38년 사이 3.46배가 뛰었다는 뜻입니다.

1986년-1월부터-2025년-1월까지-KB월간시계열-변동률(아파트-기준)
1986년-1월부터-2025년-1월까지-KB월간시계열-변동률(아파트-기준)

이번에는 같은 86년 1월부터 25년 1월까지를 비교한 KB월간시계열을 보겠습니다. 보시다시피 전국 아파트는 86년에 비해 4.62배 정도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강남이고 가장 상승률이 낮은 곳은 광주입니다.

 

외부요인을 배제한 근원인플레이션과 비교해도 주택가격 상승은 큰 차이가 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수적인 데이터를 활용했음에도 큰 차이가 나지 않음은 주택가격 상승은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맞춰 움직이고 있었다는 뜻이 됩니다.

 

2-2. 건설자재와 비교하기

주택 건설자재와 비교해 보겠습니다. 건설자재는 해외 수입의존도와 경기에 따라 큰 변동성을 나타내기에 이를 고려해야 하지만 이번에는 장기적 추세에 주목해 보겠습니다. 

2001년-1분기부터-2024년-4분기까지-철광석-가격추이(한국자원정보서비스)
2001년-1분기부터-2024년-4분기까지-철광석-가격추이(한국자원정보서비스)

철광석은 주택건설에 가장 필요한 재료이자 수요가 일정한 건설자재입니다. 그런 철광석은 2001년 1분기 약 18달러였던 것에 비해 2024년 4분기 기준 약 99달러가 되었습니다. 가장 수치가 낮은 15년 4분기도 47달러를 보이며 장기적으로 우상향 했고 결과적으로 23년 만에 5배 이상 가격이 뛰어오른 꼴이 되었습니다. 

2008년부터-2023년까지-주택건설업-원자재-비용-추이(통계청)
2008년부터-2023년까지-주택건설업-원자재-비용-추이(통계청)

철광석을 포함한 건설원자재 가격은 꾸준히 증가해 왔습니다. 통계청에서 제공하는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23년까지 주택건설업 원자재 가격은 1.76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결과적으로 원자재 가격은 수급과 국제정세의 영향으로 변동성은 크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3. 사람과 비교하기

건설업은 사람이 필요합니다. 보통은 이를 '인부'라고 부르거나 기술에 따라 무슨 '공'이라고 부르죠. 이번 분석에서는 보통인부의 임금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2010년부터-2024년-전반기까지-보통인부-임금-추이(통계청)
2010년부터-2024년-전반기까지-보통인부-임금-추이(통계청)

보시다시피 보통인부 임금은 14년간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2010년 고시된 68,965원이 2024년 전반기에 167,081원이 되었으니 대략 3배 정도 상승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주택건설에 활용되는 사람의 비용도 증가한 셈입니다. 도리어 39년에 걸쳐 4.62배 정도 상승한 주택가격이 낮아 보이는 효과도 있을 정도입니다.

 


 

3. 결론

주택가격은 인플레이션에 의해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위의 자료를 토대로 말했을 경우 주택가격이 천정부지로 상승해서 문제라는 주장은 단기적 사회문제에 불과하며 장기적으로 바라볼 경우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주장에 인구소멸은 아무것도 아니냐라고 반문하시는 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인구소멸은 확실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수요가 약한 도시일수록 더 크게 체감될게 분명합니다. 하지만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주요 입지는 그 충격이 덜할 겁니다. 경우에 따라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부동산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자연히 가격상승을 하지만, 가치가 있는 입지는 수요가 몰려 더 높은 상승력을 보입니다. KB월간시계열에 강남과 강북, 다른 지방도시를 비교해 보면 그 차이는 현격 합니다.

 

이런 점을 미루어 우리가 부동산 투자를 한다면 단기적 이슈로 자산가치가 저평가당하는 순간, 가치 있는 입지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장기적인 보유 전략이 가장 유효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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