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열흘 키우며 느낀 점, 이런 분들은 고양이 입양하지 마세요.
제 생에 두 번째 고양이를 입양한 지 열흘이 지났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반려동물을 들이니 감회가 새로운데요. 이번 글에서는 반려묘 입양 열흘을 맞이한 소회와 고양이 입양을 고민하시는 분들 중 비추천 드리는 분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1. 열흘의 소회
지난 열흘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우선 정신적으로 잠을 자기가 어려웠죠. 워낙 어린아이를 데려온 데다가 적응을 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했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소변 실수를 하거나 생활패턴이 맞지 않아 새벽에도 몇 번이고 잠이 깼죠. 덕분에 저는 며칠간은 회사에서 꾸벅꾸벅 졸고 카페인을 달고 살아야 했습니다.
또한 경제적으로도 소모가 있었습니다. 병원은 당연히 아이의 건강을 위한 지원이었지만, 장난감이나 생활용품은 많은 차질을 겪었죠. 특히 화장실이나 화장실 모래, 숨숨집 같은 경우는 취향이 까다로워 몇 번이고 사고 버리기를 반복했죠.
이런 많은 소모를 감수하면서 고양이를 키울만했는가?
네, 저는 키울만하다고 봅니다. 한 생명을 책임지고 기른다는 것은 부담이지만 동시에 행복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나와 다른 존재에게서 얻어지는 관계성이 결코 부정적이지만은 않았죠. 그 안에는 성취나 귀여운 생명체를 보는 행복, 황당해서 웃는 시간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동시에 하루를 좀 더 밀도 있게 살아가고 또 다른 경험과 배움을 통해 인생을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후회 없는 반려묘 선택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고양이를 키우면 안 되는 타입
앞서 소회를 밝히며 장점을 얘기했지만 저도 많은 부분을 감내하고 있음을 전제로 했습니다. 때문에 절로 이런 사람은 고양이를 키우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2-1. 부담감에 약하신 분들
먼저 부담감에 약하신 분들은 고양이를 키우기 어렵습니다. 특히 어린 고양이일수록 더더욱 비추천합니다. 그 이유는 내가 돌봐야 할 상대가 말 못 하는 동물이기 때문이죠.
잘해주고 싶고, 잘하고 싶은 마음을 간직하고 계시겠지만 현실이 이를 허락하지 않을 때, 더더욱 그 원인을 알 수 없고 실패를 반복해서 반려묘가 힘들어하는 것을 본다면 멘털이 버티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만약 내가 정신적 치료를 받는 상황에 어린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들인다면 더더욱 위험할 수도 있죠. 이런 분들은 쉽게 고양이 입양을 결정하시기보다는 충분한 공부와 대비를 하고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반려묘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언제나 더 소중하니까요.
2-2. 자존심이 강한 분들
고양이를 키운다는 것은 한편으로 나의 많은 것을 버린다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예를 들어 몸에 밴 고양이 냄새나 코트에 묻은 털 따위로 패셔니스트의 꿈은 접어야 하는 것처럼요.
동시에 고양이란 동물은 사람에게 어느 정도의 양보를 요구합니다. 이런 고양이의 특성을 생각하면 자존심이 강한 분들은 고양이를 키우기 까다로워하실 것 같습니다. 내 자존감을 보충해 주는 수단을 포기하거나, 서로 양보를 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한쪽, 또는 양쪽에게 불편이 강요되게 될 테니까요.
개인적으로 자존심이 강한, 즉 고집이나 승부욕이 있지만 고양이를 입양하실 분들은 고양이의 특성을 생각해 최대한 성격이 온화한 고양이를 만나는 게 좋을 듯합니다. 특히 어린 고양이보다는 성격이 형성된 어른 고양이를 더 추천드립니다.
2-3. 많은 것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분들
고양이는 규칙적인 동물이자 관심이 필요한 동물입니다. 고고하고 독단적인 이미지와 달리 주인에게 많은 의존을 합니다. 강아지와 달리 집에서만 지내는 아이들에게 주인은 큰 의미인 게 당연하죠.
그렇기에 많은 것에 시간을 할애하는 분들에게 고양이 입양을 추천드리기 어렵습니다. 단지 당신이 집에 있고, 고양이가 옆에 있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고양이에게는 주인과의 교류가 필요합니다. 사냥놀이나 스킨십, 훈육 등이 있죠.
때문에 하루에 직장일과 다른 무언가를 병행하는 분들, 자기 계발에 시간을 쏟는 분들이라면 고양이에게 미처 시간을 할애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고양이가 외로워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고, 주인의 관심을 갈구할 수도 있습니다. 자기 시간을 침해받기 싫은 분들은 오히려 방해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겁니다.
즉, 이런 분들은 자신의 시간을 충분히 나눠줄 준비를 해야 합니다. 물리적 시간을 확보하거나 자신이 더 노력해 시간을 만드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주인과 고양이 모두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죠.
3. 글을 마치며
첫째 고양이를 키우며 10년, 그리고 둘째 고양이를 이번에 들여 열흘이 지났습니다. 반려묘를 키운다는 것은 새로운 관계를 쌓는 일이죠. 때문에 사람과 같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오히려 고양이에게는 저뿐이니 더 열심히 해야 하죠.
그러니 단순히 귀엽거나 키우기 쉬울 것 같다는 판단만으로 입양을 결정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한 생명과 관계를 쌓는 일에는 분명 부정적이고 힘든 상황이 기다리니까요. 자신과 주변, 그리고 고양이의 상황을 잘 고려하여 사람과 고양이가 서로에게 짜증과 슬픔의 존재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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