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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플라자 합의 때와는 다른 이유

레비트리 2025. 4. 20.

트럼프 행정부 2기, 관세를 방아쇠로 다시 무역전쟁이 발발했습니다. 이번 무역전쟁은 더더욱 가열하고 혼란스러운 만큼 과거의 기록으로부터 배울 점을 찾는다면, 이보다 좋은 것이 없을 겁니다.

 

이번 글에서는 오래전 미국에 경제로 도전했던 일본의 최후, 플라자 합의와 현재 중국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플라자합의를-마치고-난-후의-G5-재무장관들
플라자합의를-마치고-난-후의-G5-재무장관들

 


 

1. 플라자 합의, 왜 경제대국은 미국의 협박에 응했을까

1-1. 역사적 배경

1985년 9월 22일 뉴욕 맨해튼의 플라자 호텔에서 미국, 프랑스, 서독, 영국, 일본의 재무장관들이 만났습니다. 미국이 인위적으로 달러가치를 절하하기 위해 남은 국가의 화폐가치를 절상하는 합의를 거칩니다. 그게 바로 플라자 합의입니다.

 

당시 일본과 서독의 제조업 능력은 미국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었습니다. 싸고 좋은 품질의 제품이 미국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죠. 이런 문제는 미국 내 제조업의 침체로 이어졌고 경기둔화와 무역수지 악화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달러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달러를 무한정 찍어낼 수 없는 노릇이었고 고금리 기조를 계속 유지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선택은 달러가치를 절하하고 다른 국가(특히 일본)의 엔화 가치를 절상하는 길을 택합니다.

 

1-2. 일본은 왜 합의했을까?

그런데 일본은 왜 미국의 억지에 합의했을까요.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첫째, 미국이란 거대한 시장입니다.

당시 인도나 중국은 인구는 많지만 경제력이 약해 소비를 기대하기 어려웠습니다. 소련은 경제침체기에 빠진 상황이었고 폐쇄적인 공산국가였습니다. 결국 구매력과 인구를 모두 갖춘 시장은 오로지 미국이었습니다.

 

둘째, 국가방위적 요소

미국은 세계 최강국이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당시 미국은 2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이자 달러 패권을 공고히 하던 국가였죠. 반면 일본은 패망에서 일어나 발돋움하던 시기였으며 미군이 주둔하던 상황이었죠. 무력으로 상대가 될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 자국의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

엔화가 가치절상을 당하더라도 제품의 품질이 낮아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일본에서는 여전히 세계시장에 자신들의 기술력을 뽐낼 수 있다고 생각했을 수 있습니다. 

 

 


 

2. 중국이 일본과 다른 이유

2-1. 중국의 힘

일본이 미국에 합의하게 된 원인을 나열했을 때 중국은 2가지 요인에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첫째, 미국이란 거대한 시장을 잃어도 버틸 정도의 강력한 내수와 수출 대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13억 인구의 소비력과 일대일로 계획 아래 중국에 경제적으로 의존하게 되는 국가들로 미국의 의존도를 낮추는 상황입니다.

둘째, 국가방위적 요소는 여전히 미국이 압도적입니다. 하지만 중국의 군사력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또한 중국의 무서운 점은 생산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조선과 철강 생산량은 압도적으로 세계 1위인 상황인데 모든 공장이 무기를 생산한다면 엄청난 생산량을 선보일 겁니다.

 

때문에 중국은 미국의 협박에 금세 굴할 이유가 없습니다. 어느 정도 싸움이 되는 상황이니까요. 

 

2-2. 물러서지 않는다고 했지, 이긴다고 하지는 않았다.

물론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이긴다는 뜻은 아닙니다.

미국이 달러패권을 유지하는데 골머리를 앓는다면 중국은 활력을 잃어가는 내수와 경제력으로 몸살입니다. 또한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중국은 미국보다 불안정합니다. 이는 강압적이고 폐쇄적인 사회제도로 억누르고 있지만 한계가 얼마나 남았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또한 일본이 미국에 항복했던 이유를 중국이 완전히 극복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일대일로는 여전히 진행 중이고 미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는 결코 낮지 않습니다. 

미국의 무력은 여전히 세계 최강이며 결코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중국의 오랜 우방국인 러시아나 북한도 썩 도움이 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3. 결론

결론적으로 미국은 또 다른 의미의 플라자 합의가 필요합니다.

미국은 달러패권을 지켜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당장 쌓인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미국 경제가 파산하게 되겠죠. 때문에 정부부채를 해결하고 이자를 늘리지 않아야 합니다. 동시에 달러에 대한 신뢰도 지켜야 하고 금융시장의 규모도 유지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할 경우 환율에 대한 조율과 무역수지에 따른 부채탕감이 미국의 최종 목표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많은 도전이 산재하고 있습니다. 

위에 언급한 중국의 패권국가 도전뿐만 아니라 브릭스(BRICS) 국가의 탈 달러 연합, 디지털 화폐의 발달은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계속 흔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도전을 이겨내는 동안 국제정세를 읽어 신중한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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