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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기 업종탐구 시리즈 1탄 : 반도체

레비트리 2024. 7. 20.

업종탐구-시리즈-1탄-반도체
업종탐구-시리즈-1탄-반도체

목차

    주식투자를 하면 가장 먼저 고민하게 되는 건 어떤 기업에 투자할까,입니다. 삼성, 애플, 아마존, 스타벅스 등 다양한 기업들이 우리 삶에 긴밀하게 녹아들어 있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조금만 공부해 보면 단순히 기업만이 투자의 선택지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업종입니다.

     

    업종은 판매하는 상품에 따라 결정되는 시장입니다. 즉 수익구조, 선호도, 영향받는 요인까지 고유의 특성을 가집니다. 그렇기에 하나의 기업이 해당 업종의 1등이라고 하더라도 업종의 흐름에 따라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투자자는 업종에 대해 공부해야 합니다. 비정기 시리즈 1탄, 첫 번째 공부할 업종은 '반도체'입니다.

     

    1. 반도체 이해하기

    우선 반도체가 무엇인지 이해해야 합니다. 사과가 뭔지 모르는데 사과가 앞으로 잘 팔리겠다고 투자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1-1. 반도체의 정의와 용도

    빈도체는 한자어로 半導體라고 부릅니다. 사전적 의미로 '도체와 부도체의 중간'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사전적인 의미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떤 물건이고 얼마나 쓸모가 있는지, 결정적으로 돈이 되는지가 중요합니다. 물론 조금이라도 주식시장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반도체는 확실하게 돈이 됩니다.

     

    왜 돈이 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분도 계실 겁니다. 돈이 된다고 하면 공급 대비 수요가 많아야 함은 모두 알고 계실 겁니다. 그렇다는 말은 반도체는 공급 대비 수요가 많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왜일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도체는 여러 특징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전류를 조절할 수 있는 특성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이 특징은 말하자면 전원을 켜고 끄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런 특성은 컴퓨터 언어로 전환 가능합니다. 전류가 흐르면 숫자 '1', 전류가  흐르지 않으면 '0'으로 치환되는 겁니다.

    반도체의-기본-작동-원리
    반도체의-기본-작동-원리

     

    이를 통해 반도체는 우리가 쓰는 체크카드가 단말기에 반응하는 순간, 키보드로 타자를 입력하는 순간, 에어컨의 온도를 조절하는 순간 등 연산, 정보 저장, 기능 유지까지 온갖 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즉, 반도체는 전기를 쓰는 모든 일에 쓰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하루에 생산되는 자동차, 신용카드, 노트북, 헤어드라이기 등 온갖 기계에 부품으로 사용되는 반도체. 당연하게 어마어마한 수요가 생기고 가치를 지닐 수밖에 없습니다.

     

    1-2. 반도체의 종류

    반도체의 종류를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은 많습니다. 하지만 투자하는 입장에서 굳이 다 알 필요는 없습니다. 애초에 구조, 재료, 성능에 따라 천차만별로 나뉘는 반도체를 전부 구분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다음 두 가지 분류는 알고 계시는 게 좋습니다. 그 이름도 익숙한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입니다.

     

    시스템 반도체는 여러분이 사용하는 PC 전반을 떠올리시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컴퓨터 내부의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 처리 장치(GPU), 메모리 등이 시스템 반도체의 한 종류입니다. 집약된 작은 '칩'이 고성능의 연산기능을 수행하는 겁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이름 그대로 기억장치입니다. 조금 전 예를 든 PC 속 SSD, HDD와 같은 비휘발성 메모리(전원이 꺼져도 저장 가능)나 D램과 같은 휘발성 메모리(전원이 꺼지면 저장이 불가능)가 대표적입니다.

     

    두 가지 개념을 기억하시길 바란다는 이유는 두 반도체의 시장이 나눠져 있기 때문입니다. 두 시장을 비교한다면 눈치채신 분도 계시겠지만 시스템 반도체 시장이 메모리 반도체의 2배가 됩니다. 시스템 반도체는 연산기능을 수행하므로 사실상 작동하는 기계에는 빠지는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1-3. 반도체가 비싼 이유

    여기서 의문을 가지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릅니다. 반도체를 왜 돈을 주고 사는지 알겠지만, 대체 왜 비싸냐는 겁니다. 비싼 물건은 당연히 공급이 수요에 비해 심각할 정도로 부족하기 때문일 겁니다. 반도체는 수요에 비해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반도체의 몸값을 비싸게 만드는 요인은 먼저 제조 공정이 복잡합니다. 고가의 정밀장비와 클린룸 같은 특수한 환경이 필요합니다. 보태어 고도의 기술력과 고가의 재료가 투입되며, 이 모든 과정에도 불량이 발생합니다. 또한 초기 투자 비용이 상당하기에 어지간한 자본 규모로는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반도체-대란-관련-뉴스기사-제목
    반도체-대란-관련-뉴스기사-제목

     

    특히 최근 매섭게 불어온 AI 슈퍼사이클은 대중들에게 반도체의 존재를 각인시켰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반도체 생산 감소가 후폭풍으로 몰아닥쳤고, 당장 자동차나 그래픽카드 생산에 차질이 생겼었습니다. 그러니 어마어마한 수요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죠.

     

    이렇듯 생산도 넉넉하지 않은데 수요까지 있으니, 기술의 혁신이라도 일어나지 않는 이상 반도체는 석유나 식량에 비견될만한 자원으로 취급될 겁니다.

     

    1-4. 반도체의 제작 공정

    간단하게 반도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다루고 넘어가겠습니다. 반도체 제작을 우리는 8대 공정이라 말합니다. 단순히 봐서는 그리 어려울 건 없어 보이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정밀 기술과 고가의 장비, 특수한 작업환경이 필요하므로 결코 쉽지 않습니다.

     

    반도체-생산-8대-공정단계
    반도체-생산-8대-공정단계

     

    위 공정 과정에서 생산하는 웨이퍼(Wafer)의 크기와 두께, 식각의  정밀도, 수율의 정도에 따라 생산기업의 기술력이 판가름됩니다. 

     

    상기 반도체의 제작 과정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렸지만 사실은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는 제작 과정에 다소 차이를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메모리 반도체는 8대 공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수행하는 기업에서 만들어집니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을 미국과 일본 기업이 오래전부터 선점하고 있었기에 진입이 어려웠고, 후발주자로 나선 기업들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노리며 발생한 일이죠. 이렇게 반도체 설계와 생산을 모두 할 수 있는 회사를 '종합 반도체 기업(IDM)'이라 부립니다.

     

    반대로 시스템 반도체는 설계와 제작, 검수 등으로 나뉩니다. 이는 시스템 반도체 특성상 다양한 기능 수행과 천차만별의 제품에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많은 기술과 단계가 있으니 한 기업이 도맡기는 어렵고, 그런 이유로 여러 기업이 협업하여 생산하기에 하나의 생산과정으로 축약하기 어렵습니다.

     

    2. 반도체 시장 이해하기

    2-1. 반도체 시장의 특징

    반도체가 돈이 되는 사실을 이해했다면 시장을 이해할 차례입니다. 먼저 간단한 시장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개괄적인 시장 특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반도체-시장의-특징
    반도체-시장의-특징

     

    1) 고도의 기술 집약 

    반도체 시장은 기술 보유 여부를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미국 반도체의 왕자 인텔(INT)은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독보적인 '종합 반도체 기업(IDM)'이지만 2019년 즘이 돼서야 10nm 공정이 가능해졌습니다. 반면 TSMC나 삼성전자는 비슷한 시기에 7nm 미세 공정이 가능했고 3nm 미세 공정 기술로 시선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천하의 인텔조차 TSMC에게 반도체 생산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보면 단순한 기업 규모나 업력이 아닌 기술력에 따라 기업의 실적이 달라질 수 있는 겁니다.

     

    2) 기업간 분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세 가지 공정에 따라 나눠져 있습니다. 설계(팹리스), 검수(디자인하우스), 제작(파운드리)가 그것입니다. 해당 구조를 만들어낸 사람은 그 유명한 TSMC의 창업자인 '모리스 창'입니다.

     

    당초에 반도체 기업들은 설계와 생산을 모두 해냈습니다. 하지만 모리스 창은 반도체 시장의 내재된 성장성을 알아보고 생산만 전담하는 기업을 만들기로 합니다. 그것이  TSMC입니다. 이렇게 생겨난 기업의 전문화, 분담화로 반도체 시장의 생태계가 구성됩니다.

     

    말하자면 효과적인 그래픽카드를 설계해도 제작 업체와 협업이 안된다면 상품을 만들지 못하고, 훌륭한 설계업체가 있다면 오히려 너나 할거 없이 제작 업체가 달려들 수도 있습니다. 또 설계업체는 분명 능력 있는 검수 업체를 원할 겁니다. 이런 생태계는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시대 흐름에 따라 더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3) 고도의 성장성

    반도체는 60년대부터 시작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성장할 여지가 있다면, 오히려 이제 시작이라면 믿기지 않으실 수도 있을듯합니다. 물론 투자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으신 분이라면 AI 열풍을 보며 앞으로 수요가 늘어나리라고 예측하고 계실 겁니다.

     

    맞습니다. 반도체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18.2%의 성장이 예상되며, 특히 메모리 부문은 73.2%의 성장이 전망되고 있습니다.(출처 : https://www.gartner.com/en/documents/5133431) 또한 다른 매체에서는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습니다.(출처 : https://www.idc.com/getdoc.jsp?containerId=prAP51603223)

     

    또한 기술력의 발달로 CPU나 AP뿐만 아닌 GPU, 더 나아가 NPU에 이르기까지 기술 발전이 예견됨에 따라 자동차와 스마트폰을 잇는 기술 시대의 도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업종 싸이클

    반도체 시장은 호황기와 불황기를 반복합니다. 이는 공급과 수요의 법칙에 다릅니다. 예를 들어 가정용 PC가 제공되던 2000년대에 반도체 호황기가 찾아왔습니다. 가정마다 구입하는 PC에 반도체가 필요하니 호황이었던 겁니다. 하지만 PC 보급이 끝나갈 무렵이 되자 반도체 공급은 과잉공급이 됩니다. 불황기로 접어든 것이죠.

     

    이런 흐름은 스마트폰의 보급, 클라우드 서버의 보급 등 신기술 보급이 이뤄질 때마다 호황을 반복합니다. 그리고 신기술이 일상이 될 즘에 다시 과잉공급으로 인한 불황에 접어듭니다. 결국 돌아오는 또 다른 기술혁명 때 호황기가 돌아올 겁니다.

     

    다만 업종 사이클은 주기적이지 않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당장 이 글을 쓰는 날짜를 기준으로도 반도체 시장은 미국 대선 등의 이슈로 인해 주가가 주춤한 상태입니다. 중국을 대상으로 한 반도체 수출에 지장이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와 함께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단순히 사이클을 맹신하는 것은 역시 좋지 않은 듯합니다.

     

    2-2. 반도체 주요분야와 주요기업

    반도체의 주요 분야는 앞서 설명드린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입니다. 또한 시스템 반도체는 설계, 검수, 생산에 따라 분야가 나뉘기도 합니다. 각 분야별 개괄적 특징과 대표기업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

     

    반도체-주요-분야-분류
    반도체-주요-분야-분류

     

    1) 메모리 반도체

    이제 여러분도 알다시피 메모리 반도체는 저장 장치입니다. 시스템 반도체의 발전으로 연 상속 도와 양이 늘어남에 따라 저장해야 하는 메모리의 용량도 커지게 될 겁니다. 그러니 메모리 반도체 역시 성능을 올리고 크기를 줄이는 선택을 하게 될 것이며 각종 기계장치에 응용될 것입니다.

     

    메모리 반도체의 대표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친숙한 우리나라 기업을 예시로 말씀 드린 게 아니라 두 기업이 세계 메모리 반도체의 약 83%(24년 1분기)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D랩과 NAND 플래시 메모리 분야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두 기업은 파운드리 시설 투자를 위해 미래 투자 또한 진행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2047년까지 500조 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평택시에도 국내 최대의 파운드리가 현재 설치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용인에 122조 원 규모의 파운드리를 계획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월 770만 개 웨이퍼 생산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2) 시스템 반도체-설계(팹리스)

    반도체 설계는 반도체 칩이나 집적회로를 디자인하는 과정입니다. 이는 전기적, 물리적, 기계적 특성을 고려해 반도체의 기능과 성능을 결정하고 구현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팹리스의 대표기업은 TSMC, 삼성전자, 글로벌파운드리 등이 있습니다. 해당 기업들은 사실상 종합 반도체 기업이지만 약 82%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보여줍니다. 사실상 팹리스 시장의 전부나 다름없죠. 

     

    그 외에 팹리스 분야만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업체로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타워 세미컨덕터'나 중국에 본사를 둔 'SMIC', 대만에 본사를 'UMC'가 있습니다. 

     

    3) 시스템 반도체-검수(디자인 하우스)

    반도체 검수는 공정의 마지막 단계로 품질이 보장되는지를 기능 검사, 전기적 검사, 신뢰성 검사 등을 시행합니다. 때문에 해당 단계에 따라 반도체 '수율(Reliability Yield)'이 결정됩니다. 이렇게 중요한 단계는 대부분 파운드리 기업이 수행합니다. 때문에 해당 서비스만 하는 기업은 드뭅니다.

     

    몇 가지 기업을 말씀드리자면 검증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Xcerra Corporation', 일본에 본사를 둔 'Advantest Corporation' 등이 있습니다.

     

    4) 시스템 반도체-생산(파운드리)

    반도체 제조 공정을 전문으로 하는 분야로 수요가 급증하는 반도체 시장에 대한 실질적인 공급책입니다. 때문에 반도체 시장의 슈퍼 을로 표현되는 경우도 있으며, 대부분 파운드리 업체들은 오히려 설계 능력까지 갖춰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 발돋음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업은 TSMC, 삼성전자, 글로벌 파운드리 등이 있으며 반도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5) 기타(특정분야 특화)

    해당 항목의 대표기업은 엔비디아가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그래픽 처리 장치(GPU)의 압도적 시장 점유율을 보유한 기업입니다. 다만 GPU에 한정된 상황이므로 전체 반도체 시장과 비교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기업을 저평가할 수 없다는 건 모두가 아실 겁니다. 

     

    또 다른 기업으로는 인텔이 있습니다. 인텔은 CPU 제조 업체로 일찍이 PC 분야에 상당한 입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분야에서 제품 공급을 하며 독자적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AP 시장에서는 퀄컴이 대장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1985년에 설립된 퀄컴은 미국에서 무선통신 분야 전반에 특허를 가지고 있으며 고성능 CPU와 GPU 생산에도 입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 삼성이나 화웨이 등이 퀄컴에 내는 로열티를 절약하고자 LTE로 넘어가는 통신 변화 시대를 맞이해 자체 통신칩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2-2. 반도체의 미래

    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올라타 석유나 식량과 같이 필수적인 자원으로의 입지를 굳히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기술 발전에 따라 더더욱 가치를 지니게 될 거란 말씀이죠. 

     

    근래 반도체는 GPU의 중요성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GPU는 간단한 문제를 병렬 방식으로 빠르게 처리하여 중앙 통제기구인 CPU의 과잉을 방지합니다. 단순한 보조 기능에 머물던 GPU는 AI의 딥러닝(Deep leaning)을 만나며 신분이 달라졌습니다. AI의 반복학습에 적합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순간적인 상황 판단과 반복작업이 AI 성능의 핵심이 되었고, 이에 따라 GPU의 몸값을 우상 향하리라 많은 사람들이 예측하는 겁니다.

     

    또한 기존 반도체 구조를 벗어난 NPU가 있습니다. 아직 개발 단계인 NPU는 인간 뇌의 시냅스 구조로 설계된 반도체입니다. 때문에 사고의 속도가 기존 반도체를 훨씬 상회하며, 스스로 학습 기능이 생겨 인터넷이나 전원에 의지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NPU가 상용화된다면 IoT의 실현도 꿈은 아니게 됩니다.

     

    NPU란 차세대 먹거리를 위해 기업들은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경쟁구도에서 의외의 경쟁자들이 등 답합니다. 바로 구글, 애플 등 IT기업들입니다. 해당 기업들은 일찍이 반도체 생산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저 인텔이나 AMD와 같은 대형 반도체 기업들에 기준이 맞춰진 상태였으며 생산 폭이 넓지 않아 시장에서 조용히 지냈을 뿐이죠.

     

    IT기업은 자체 제품, 예를 들어 애플의 경우 아이폰에 적합한 반도체 칩을 개발했습니다. 자체 집을 개발하게 된다면 외부업체에 목멜 필요도 없거니와 시그니처 제품의 성능을 십분 발휘하게 할 수도 있었습니다. 이런 이점으로 IT기업들은 반도체 독립을 선언한데 이어 NPU 개발에 뛰어든 상황입니다. 심지어 대형 반도체 생산기업보다 오히려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물론 기존 대형 반도체 기업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습니다. 인텔은 새로운 구조의 반도체 설계를 공언했고, 엔비디아는 ARM 인수를 통해 파운드리 시장구조의 개편을 예고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또한 애초에 반도체 강국이던 미국과 유럽은 대만이나 한국, 중국 등 동남아시아 의존도를 낮추고자 IRA나 방위 분담금 등 다양한 국가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반도체-미래를-대비해-기업들의-경쟁은-가열된다.
    반도체-미래를-대비해-기업들의-경쟁은-가열된다.

     

     

    3. 반도체 주식에 대한 투자전략

    3-1. 주의해야할 사항

    반도체는 누가 뭐래도 미래 먹거리지만 누구든 돈을 벌게 해주는 마법은 아닙니다. 오히려 반도체 시장은 변동폭이 아주 큰 시장입니다. 이는 앞서 말씀드린 사이클 특성 때문입니다. 반도체는 기술 발전에 의한 호황과 과잉공급으로 인한 불황을 오가기에 자연히 주가의 변동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도체는 중요한 자원으로 취급받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래서인지 미국과 중국의 패권 싸움에 단골 소재입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미국에서 생산하는 고성능 반도체들은 중국으로 수출에 제한이 있었습니다. 중국이란 거대한 시장에 얼마나 수출하느냐는 기업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예시로 인텔 있습니다. 인텔에게 대중국 매출은 전체 매출의 약 25%입니다. 21년과 22년에 걸쳐 중국 내 수익은 약 10% 감소했는데, 해당 수익은 약 19억 달러에 상당합니다.  

     

    3-2. 투자타이밍

    반도체는 모든 기계장비에 쓰인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불황기가 있다고도 말씀드렸죠. 이 말은 앞으로 오랫동안 쓰일 중요 자원이므로 장기적 투자에 나서면 유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반도체의 불황기는 과잉 공급과 외교 문제에 일반적으로 발생합니다.

     

    먼저 과잉공급시기를 미리 알 수 있는 단서는 신기술 제품이 얼마나 널리 보급되었는가입니다. 예를 들 수 있는 것이 스마트폰입니다. 일찍이 스마트폰은 놀라운 기술의 집약체였으나 현재는 서울 한복판에서 아프리카 오지까지 누구나 가진 물건이 됐습니다. 즉, 보급은 널리 되었고 반도체는 과잉생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외교 문제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서방세력과 중국, 한국, 대만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 세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물론 세력이라고 표현할지언정 미국의 파워가 압도적으로 막강합니다. 때문에 미국의 최강 패권에 도전하는 국가가 생긴다면 즉시 반도체 수출 제재가 들어갈 겁니다.

     

    단기적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해당 타이밍이 저평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AI나 자율주행 자동차, 업무용 로봇 등 다양한 기술혁명이 일어날 때면 실적을 바탕으로 반도체 주식이 오를 공산이 크기 때문입니다.

     

    3-3. 어느 기업에 투자해야하는가

    현대의 반도체 기업들은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 대부분 발돋음하고 있습니다. 이는 인텔이나 퀄컴처럼 전통적인 반도체 생산 기업뿐 아닌 페이스북이나 구글, 테슬라와 같은 IT기업에도 해당합니다. 우리가 투자해야 하는 기업의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정밀기술력

    기술력은 모든 기업이 동등하지 않습니다. TSMC와 삼성전자는 3나노미터, 인텔은 7나노미터. 이런 식으로 정밀 기술력에 차이가 있습니다. 정밀 기술력이 뛰어날수록 좁은 면적에 많은 반도체를 설치할 수 있다는 뜻이므로 같은 크기의 칩임에도 더 고성능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라면 시장을 선도할 수 있습니다. 그 기업만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가 있는 거니까요. 투자를 한다면 기술력이 뛰어난지를 먼저 봐야 합니다.

     

    2) 파운드리 규모

    거의 모든 기업이 자체 파운드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파운드리 생산 규모에 따라서도 기업이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의 차이가 있을 겁니다. 

     

    3) 기기 호환성

    생산량뿐 아니라 어떤 기계에 쓰이는 반도체를 생산하는지도 중요합니다. 고부가가치의 첨단 기계에 쓰이는지, 아니면 우리의 일상 속 편의를 위한 가전제품에 쓰이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추후 해당 기업의 수익창출에 직접적으로 연관됩니다.

     

    4) NPU와 IoT

    4차 산업혁명이라 함은 사물인터넷을 뜻합니다. 이는 앞서 말씀드린 사람의 시냅스 모양으로 개발 중인 NPU, 이를 통해 만들어갈 IoT 환경의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향후 시장을 선도할 수도 있음을 뜻합니다. 현재 NPU 개발은 구글이나 테슬라와 같은 IT기업들이 전통 반도체 생산기업보다 다소 앞선 실정입니다.

     

    3-4. 실제 투자 예시

    1) 인텔

    인텔은 200년대 초반 펜티엄 4 프로세스를 출시했습니다. 당시 PC 보급의 대중화와 맞물려 인텔의 실적은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런 흐름을 타고 인터넷 붐이 일어났고 경쟁사인 AMD보다 시장에 우위를 가져갔습니다.  당시 2000년 3월 기준으로 인텔의 주가는 약 75달러라는 신고가를 경신합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인터넷 버블 붕괴로 2002년 기준 인텔의 주가는 15달러까지 곤두박질칩니다. 그리고 그 기억을 잊어버린 듯 2004년 초반에 34달러까지 주가를 회복합니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세 가지입니다. 반도체 기업은 신기술로 실적을 낸다면 실적 사이클을 탈 수 있다는 점, 두 번째는 경쟁사보다 우위에 서서 시장의 파이를 크게 차지할 수 있는 기업이 투자하기 좋다는 점, 마지막으로 거품이 꺼져도 기술력과 실적이 있는 기업이라면 결국 회복한다는 점입니다.

     

    2) TSMC 

    TSMC는 2010년대에 들어 28nm였던 공정기술을 7nm까지 발전시킵니다. 이로 인해 TSMC는 파운드리 시장의 중요한 위치를 선점하게 됩니다. 어마어마한 생산 규모를 바탕으로 빠르게 시장을 집어삼킨 TSMC는 대만의 대표기업이자 반도체의 핵심 기업이 됐습니다.

     

    이로 인한 선점 효과는 성장하는 스마트폰 시장과 함께 반도체 수요 증가가 맞물려 실적으로 돌아왔습니다. 특히 애플의 아이폰에 TSMC의 칩이 사용되어 실적을 이끌었고 2010년 144억 달러에 달하던 매출은 2015년에는 257억 달러, 2020년에는 477억 달러에 달하게 됩니다. 

     

    TSMC를 보면 기술력이 기업에 가져다주는 이점을 알 수 있습니다. 동시에 시기만 잘 만난다면 실적이 좋은 기업을 만나 큰 수익을 벌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10년대 TSMC의 12월 말 주가는 약 12달러였습니다. 만약 TSMC 주식을 10,000주 매수했다면 2020년 기준 주가 110달러, 즉 98만 달러의 수익을 거뒀을 겁니다.

     

    3)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의 절대강자인 삼성전자는 2004년 이전 30만 원대 거래되었으나 2006년에는 60만 원 선까지 주가가 올라왔습니다. 이는 인터넷 버블 붕괴 이후로 IT 경기의 회복과 맞물립니다. D램 기술에 있어 선진기업인 삼성전자는 D램 가격 회복과 함께 서서히 주가를 회복했습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점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거시경제 사건으로 전체 시장에 영향이 있으면 버틸 수 있는 주식은 없다는 겁니다. 또 하나는 어느 분야에 독점적인 기업은 언젠가는 주가를 회복할 수 있다는 겁니다. 회사에 큰 문제만 없다면 주가 회복을 넘어 인플레이션이 불러온 상승의 바람을 탈 수도 있는 셈이죠.

     

    3-4. 시장을 어떻게 봐야할까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트럼프와 바이든의 미국 대선 경쟁이 한창입니다. 그런 시대적 배경 속에 트럼프의 저격 실패 사건 이후 트럼프의 당선이 유력해졌다는 세간의 인식이 작용하여 반도체 주식이 하락합니다. 충분히 과열된 시장이었고 대중국 수출이 완전히 차단될 것이라는 불안이 컸습니다.

     

    사람들은 그렇게 다음 투자 거리를 찾습니다. 주가가 내렸다는 뜻은 누군가 그걸 팔았다는 뜻이니까요. 계속되는 역대급 실적은 주가에 좋은 영향을 미쳤지만 언젠가는 최고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불안을 주기 때문에 더더욱 하락이 강했을 겁니다. 선반영까지 모조리 토해냈겠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결국 모두 반도체가 미래에 필요한 자원임을 알고 있습니다. 주가가 떨어진 사유는 정치적 사유로 인해 투자심리가 꺾였고, 주가가 과하게 올라 차익실현을 했고, 경기둔화와 무역전쟁으로 실적에 문제가 생길 것을 예측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럼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장기적 시각으로 떨어지는 주식을 사서 버틸 것이냐, 기회비용을 활용해서 다른 사람들이 눈을 돌릴 곳에 미리 선점할 것이냐. 전자와 후자 모두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다만 반도체의 미래는 어지간한 기술적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 한 미래 먹거리임은 확실합니다. 그러니 주식을 고를 때 부화뇌동하며 소문에 휘둘리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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